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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보

툰드라를 향한 폴라 익스프레스 러시아 글·박정곤 러시아를 한번이라도 여행해 본 경험이 있다면 혹은 눈밭의 자작나무 숲에 발을 디디고자 노력했던 이라면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대한 낭만과 동경을 아니 그리지 못하리라. 그도 그럴 것이 장장 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철길을 일주야에 걸쳐 달음질하다보면 이제까지 걸어왔던 인생여정을 다시금 되뇌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횡단열차만이 러시아의 전부는 아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여 바이칼 호수를 지나 모스크바를 종착으로 하는, 이른 바 동과 서를 잇는 장중한 횡단열차가 있다면 러시아의 심장에서 북쪽 끝으로 연결되는 북방열차도 있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러시아 인들에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삶의 주요 교통수단이 되어 왔던 북방 열차. 모스크바 북쪽으로 즐비한 고도 야로슬라블과 볼로그.. 더보기
툰드라의 이색 축제 - < 순록축제> 유목민의 합창 - 툰드라의 노래 5월 ‘가정의 달’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완연한 봄의 기운을 타고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기념하고자 크고 작은 행사가 연이어 열리는가 하면 각 지역에 자리한 묘소와 기념탑에서는 지난 세기 민주화 운동에 청춘을 바쳤던 선배들의 넋을 기리고자 엄숙한 마음가짐에 추모제가 열리기도 한다. 이처럼 축제와 추모라는 양자의 성격을 지닌 5월은 더러는 생명의 태동을 상징하기도, 더러는 잔인한 달로 일컬어진다. 어쨌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시종일관 분주함 속에 5월은 지나간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거의 한 달 내내 이어지는 각종 콘서트와 공연, 백일장과 사생대회는 5월의 유익함을 더하고 있으며, 가슴 가득 꽃을 달고 다니는 어르신들의 입가에 미소가 머무르는 어.. 더보기
발트해의 가을 발트해의 가을 어느 때보다 강한 추위가 예고되고 있는 유라시아 대륙에서는 벌써부터 월동준비가 한창이다. 우리의 상식에서는 손발이 시려오는 두려움의 계절일 수도 있겠으나 지난여름 동안 찜통 같은 더위와 대화재로 시달렸던 러시아인들에게 추위는 오히려 익숙한 옛 벗과도 같으리니. 그럼에도 혹자들의 말을 빌어보자면, 그 혹독함이 천년 만에 찾아오는 동(冬)장군이라 하니 이제는 당당히 추위와 맞붙어 보는 수밖에 없을 터이겠다. 이러한 러시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리, 러시아 서북부에 자리한 발트 해(Балтийское море) 연안 3국에서는 해양성 기후와 대륙의 청명함이 빚어낸, 그야말로 예술적인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과거 소비에트 연방 시절 유럽을 향한 창구로서 역할 했던 발트 해 연안 3국은 1991년 소.. 더보기
러시아 국립 어린이 도서관 자유로운 클럽활동을 통한 독서의 세계로! 러시아 국립 어린이 도서관(Russian State Youth Library) 글․박정곤 고리키문학대학교 원장 봄의 색이 완연한 3월이 왔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오색영롱한 봄꽃들의 화려한 만개를 기념하기 위해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열리고 있으며, 이러한 축제를 통해 기나긴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을 활짝 펴기도 한다. 그러나 유독 겨울이 긴 시베리아의 동토 러시아 제국에서는 여전히 눈꽃이 만발하다. 3월이라 하지만 눈보라와 거리곳곳에 눌러 붙은 얼음들로 행보마저 쉽지 않은 터이니, 더러는 봄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이 거리를 맴돌 뿐이다. 그럼에도 ‘기다림의 미학’이 생활화된 러시아 인들에게 3월은 활력의 계절이라 하였던가. 오가는 이들의 얼굴에는 이미 봄을 기다리는 미.. 더보기
설원의 땅, 툰드라를 거닐다. 2010년 툰드라의 새해 순백(純白)의 나라 툰드라. 북극해를 끼고 있는 영구 동토의 땅.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하며 한곳에 터를 잡고 정착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노마드(Nomad)의 전통이 아직도 살아 숨 쉬는 곳. 인간의 자취 보다는 야생 곰과 늑대, 북극여우의 흔적을 찾기가 오히려 쉬우며 문명의 손 떼가 아직도 타지 않은 진정한 미지의 땅. 드디어 이곳 툰드라에도 경인(庚寅)년 새해가 밝았다. 대내적으로는 역대 대통령들의 서거와 갖은 참사로 온 국민의 마음이 멍들었던 해였으며, 외적으로는 대기온도 상승으로 인한 기상이변과 지역분쟁으로 실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해인 2009년을 뒤로 하고 그야말로 희망에 찬 2010년의 붉은 해가 떠오른 것이다. 이곳에서 1월이란 하루에 두어 시간 밖에 .. 더보기
창작의 자유를 향하여. <모스크바 주(州) 문인촌-페레젤키노> 러시아에는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재미난 시골 구별법(?)이 있다. 전통적으로 이곳 사람들은 시골을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하여 셀로(Село)와 제레브냐(Деревня)로 나눈다. 누가 보더라도 별반 차이나지 않는 시골 영지라 할지라도 그 곳에 교회가 있으면 셀로, 교회가 없으면 제레브냐가 된다. 조선 시대를 빗대어 말하자면, 절이 있으면 읍 혹은 면단위 소재지 정도로 인정받는 것이고 절이 없다면 보편적 의미의 촌(村)이 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구별했을 때,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문인들의 작은 마을 페레젤키노(Peredelkino)는 셀로에 해당된다. 이유인 즉, 모스크바 외곽을 지나치는 철길을 건너자마자 마을 입구에 위치한 높다란 교회의 오벨리스크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더보기
러시아 바흐루쉰 연극 박물관 연극 속으로의 시간 여행 러시아 연극예술의 보고, 바흐루쉰 연극 박물관 글·박정곤 오늘날 공상과학물에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로서 타임머신이 종종 등장한다. 이는 시간여행에 대한 인간의 무한한 호기심과 과거를 되돌리고자하는 간절한 바람 속에서 생성된 인간 희망의 메타포라 할 수 있다. 현실과 과거를 자유롭게 오가는, 더러는 미래를 조망하기도 더러는 보다 나은 삶에 대한 지향점을 제시하는 시간 속으로의 여행. 이러한 상상 속에서 우리는 실현 가능유무를 넘어 크고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연극계에도 이러한 타임머신이 있다면? 여기에서 필자는 연극 박물관에 연극계의 타임머신이란 고유한 의미를 붙이고자 한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넘어, 초 인류적 판타지의 세계가 열리는 박물들의 왕국, 러시아에서.. 더보기
러시아 한민족 교육의 보고 - <모스크바 1086 한민족학교> ‘글로벌리즘(globalism)’의 확산으로 오늘날 한국사회에는 거의 대부분의 국가가 근린(近隣) 생활권에 들어와 있다. 지정학적으로 인접한 근동(近東)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저 멀리 아메리카 대륙과 오세아니아에 이르기까지 지구촌 국가들은 이미 우리에게 문자 그대로 ‘이웃사촌’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사회적 요인으로 현대인들은 다문화, 다변화, 다민족으로 대변되는 이른바 ‘삼다(三多)사회’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이로 인해 우리민족 고유의 훌륭한 전통마저 상실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처럼 민족적 특성이 약화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지상(地上) 만여 킬로 떨어진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지에서 끊임없이 우리민족의 위대한 발자취를 찾아 후세에 전파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모.. 더보기
러시아 발레교육의 산실 - 볼쇼이 발레 아카데미 러시아 발레교육의 산실 - 볼쇼이 발레 아카데미 글․박정곤 순백의 의상과 화사하고도 가녀린 손끝. 발레의 명작 차이코프스키의 ‘백조’들이 살아 숨 쉬는 곳. 차가우리만치 창백하고도 절도 있는 그러나 그 감동만큼은 뜨겁기 그지없는 신체 언어. 발레의 미학을 어찌 단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만은, 그럼에도 문자 그대로 의 전범을 보여주는 것이 러시아 발레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고전적 예술의 한 장르로서 발레가 우리의 일상에는 그다지 가깝게 다가오지 않지만 이곳 러시아에서는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관객과의 거리두기를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예술 장르가 다변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발레는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며 순수예술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볼쇼이와 마린스키 등 유명 발레단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더보기
고리키 문학 대학교(Литературный институт им. А.М. Горького) 학교 위치: 모스크바. 트베르스코이 불바르 거리. 25번지. 학교 소개: 1933년 소련 작가동맹대회에서 문학에 재능이 있는 노동자, 농민을 교육시킬 수 있는 기관을 창설해야 한다는 고리키의 안을 채택해서 개교. 본 대학 출신 가운데 친키즈 아이트마토프, 아나톨리 김, 본다례프, 카자코프 등 걸출한 현대 작가 외에도 수많은 러시아 인문 창작 교육 지도자들이 배출됨. 교육 환경: 학교의 긴 역사만큼 교육과 문학연구분야에도 두각을 보임. 문학과 러시아어 통, 번역을 주특기로 하는 학교라 인문과학 교육과 러시아어 교육에 탁월한 우수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학교의 유명세와는 달리 한국 학생의 수는 3-4명 가량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어학을 배우기 위한 한국학생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라 할 수있다. 또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