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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보

아듀!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아듀!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 현장에 가다 여명이 밝아오는 소치의 아침은 더없이 상쾌했다. 이른 개발로 우리의 도심에선 들을 수 없었던 갖가지 아름다운 산새 소리가 창 앞까지 가득했으며 군데군데 피어오르는 페치카 굴뚝의 연기는 여염집 아낙의 분주한 일상과 마주하였다. 해안을 따라 즐비한 별장들과 비즈니스 센터가 빼곡히 자리한 신도시 지구와 달리 계곡을 따라 발달한 소치의 안가는 화장기 없는 티 없이 맑은 얼굴을 우리에게 비추었다. 지구촌 50억 인구가 하나 되었던 지난 소치 동계 올림픽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겨졌다. 총 15개 종목과 98개 경기에 금메달을 놓고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대거 참가한 소치 올림픽은 역대 최대 투자금.. 더보기
타이가의 지난 여름 타이가에서의 지난여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에 빠지다 글·사진 박정곤 사진 제공 이용택 다큐멘터리 전문 카메라 감독 도끼와 낫, 그리고 배를 저을 노와 삿대 한 자루. 도시생활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이따금 문화체험을 통해서나 접해볼 수 있는 도구들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니. 오늘날 글로벌리즘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상에 외부인과의 접촉이 전혀 없이 살아가는 소수민족 혹은 원주민이 어디 있을까 만은 그럼에도 스스로의 전통적 삶을 고수하며 문명의 이기와 조화롭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으니, 이는 바로 타이가 숲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이른바, 숲의 수호신 코미(Komi) 인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코미 인들이 살고 있는 여름 타이가의 일상이란 그지없이 척박하면서도 반면 어느 때 보다.. 더보기
코미 보르쿠타 코미의 별, 보르쿠타를 가다 러시아 코미 공화국 보르쿠타 시(市) 답사기 일 년의 절반이 정적으로 얼어붙은 겨울이기에 그들에게 있어 봄이란 그저 새삼스럽기만 하다. 그 겨울마저 소복이 쌓인 눈과 저만치 멀리서 따사로이 빛나는 등불을 연상케 하는 추억서리고 낭만적인 계절이 아닌, 그야말로 우리네가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하고도 끝이 보이지 않는 백토(白土)로 뒤덮인 시간의 연속이다. 그러다 보니 초록 들길에서 상춘을 즐긴다는 것은 지극히 낯선 일탈일 뿐, 녹아내린 눈물이 방울방울 모여 샛강을 만들어 저만치 먼 북극해로 이별을 고할 때까지 봄이란 그저 자유롭지 못한 계절일 뿐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과연 어떤 이들의 삶에 대해 이토록 비정하게 설을 풀고 있는 걸까? 그렇다. 아직은 우리에게 낯설기만 한 그들, 바.. 더보기
겨울 밖의 이색 러시아 겨울 밖의 이색 러시아 러시아 남부 도시, 크라스노다르 우리의 상상 속에 혹은 기억 속에 러시아란 어떤 나라로 각인되고 있을까? 둥근 테두리의 검은 색 모피 모자를 쓰고 뻣뻣하고도 짙은 콧수염을 기른 남자들이 두터운 가죽장화를 신고 발을 구르며 민속춤을 추는 곳? 또는 혹독하리만치 추운 날씨로 양 볼이 빨갛게 상기된 여인들이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채 전통에 따라 빵과 소금을 들고 거리로 나와 손님을 맞이하는 곳? 그것도 아니라면 허리까지 푹푹 빠지는 설원 속에 엄숙하고도 차분한 새벽의 정적을 뚫고 맑은 연기를 뿜으며 곧장이라도 의사 지바고의 ‘유리아틴’으로 향할 듯 기적을 울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활기찬 전경? 그렇다. 어느 하나 틀림이 없다. 이 모든 것들이 눈꽃 가득한 겨울 러시아를 대표하는 상징과.. 더보기
초원의 전사들 - 칼미키야 공화국 유럽 대륙의 몽골리언 러시아 초원에 푸근한 바람이 분다. 지평선까지 뻗은 누런 황금 들녘은 사각이던 소리를 쉬이 죽이며 기름진 흑토에 서서히 눕는가 싶더니, 바람이 잦아지자 금세 다시 머리를 꼿꼿이 세우며 카랑카랑 살아있음을 알린다. 유럽 속 아시아, 아니 아시아의 변방을 지키는 수호자라 해야 더 걸맞을 칼미크(Kalmik)인들이 사는 곳, 칼미키야(Kalmikiya) 공화국. 이곳은 한 나라 안에서 동양과 서양으로 구분 될 만큼 장대한 러시아 대륙의 유럽지대에 엄연히 위치하고 있지만 누가 보더라도 영락없는 몽골 대초원을 연상케 한다. 일찍이 칼미키야는 칭기즈칸이 유럽대륙을 정복하며 천하통일을 노릴 때 이미 몽골리언에게 예고되었던 땅이었으며, 그의 일족들이 카스피 해로 이동하여 건설한, 그야 말로 기마족.. 더보기
볼가를 따라 거닐다 - 아스트라한 볼가 강의 종착역을 찾다 러시아 을 가다 글 및 사진 제공·박정곤 어머니 볼가. 러시아인들은 대게 볼가(Volga)강을 이렇게 부른다. 그 시작은 모스크바 북쪽의 여린 물줄기들에서 비롯되나 카스피 해(Caspian sea)를 마주하는 하구에서는 가히 망망대해처럼 드넓은 러시아의 젖줄, 볼가. 세계에서 가장 큰 강 가운데 하나이자 유럽에서 가장 큰 강인 볼가는 러시아 서부를 유유히 가로지르며 때로는 전쟁과 원정으로 얼룩진 질곡의 역사 속에, 때로는 산업화의 이동수단이자 정신적 동력으로서 말없이 제 몫을 지켜왔다. 예컨대 흐르는 강은 말이 없다 했던가. 9월까지 이어진 폭염 속에 볼가 강의 종착지라 할 수 있는 아스트라한(Astrakhan)은 뙤약볕을 피해 강변을 찾아든 인파들로 여전히 붐볐다. 강을 끼고 .. 더보기
러시아 카프카스 산맥을 거닐다 글-박정곤 3월의 카프카스(Caucasia)는 봄을 맞이하는 길목에 서 있다. 러시아에서는 3월이라 하여도 대부분의 지역이 영하권에 머무르고 있어 어느 곳이나 눈을 밟지 않고는 이동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남부 카프카스 지방은 이미 초록이 움 솟고 있어 그 풍경이 가히 봄이라 하겠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사계절의 옷을 모두 준비하지 않으면 산을 오르내리기 어려울 만큼 그 계절적 색채가 다채롭다. 실례로, 연중 한 번도 눈을 구경 하기 힘든 체겜(Chegem)과 같은 중부 산악지역이 있는 반면 1년 내내 만년설로 덮여있는 고산들도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으며, 또 3부 능선 아래 초원지대에는 찜통 같은 더위와 냉랭한 눈보라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서로의 자리를 바꾸고 있으니 또렷이 대비되는 지구의 계절변화가.. 더보기
러시아 우랄산맥<2> 러시아 우랄산맥 코미공화국을 가다 글 및 사진 제공·박정곤 이제야 막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 온 시베리아는 변화무쌍한 대자연의 변화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아직도 눈 덮인 우랄 산맥의 봉우리와 이따금 예고 없이 찾아오는 눈보라로 겨울이 길다 느끼게 하지만 녹아내린 강을 따라 유유히 떠다니는 카누와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들은 정녕 봄이 왔음을 잘 알리고 있다. 러시아의 젖줄 우랄산맥을 동쪽으로 끼고 있는 코미 공화국(Republic of Komi)은 대한민국의 영토보다 더 큰 러시아 연방 자치 공화국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곳은 석유와 가스를 비롯한 천해의 자연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경제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유네스코에 등록된 처녀림과 우랄의 장중한 산맥으로 태곳적.. 더보기
러시아 우랄산맥 기행<1> 러시아 우랄산맥 기행 우랄의 고도 페름을 가다 글 및 사진 제공·박정곤 러시아를 동과 서로 가르는 두 개의 산맥을 꼽아보자면 우랄과 알타이를 들 수 있다. 그 가운데 유럽과 동양을 경계 짓는 우랄산맥은 러시아의 정신이자 문명의 발상지로 기념되고 있다. 남부지방은 저지대와 구릉성 산지로 되어 있는 반면 북부지방은 해발 1800여 미터가 넘는 험준하고 높은 산들로 지세를 이룬다. 이에 비해 중부 우랄 지역은 그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예로부터 교역과 문화의 중심으로 역할 해 왔는데, 그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예카테린부르크와 페름이다. 여기에 더할세라, 우랄 주변을 둘러싸며 널리 펼쳐진 타이가 숲은 서로 경합이라도 하듯 정상의 높이가 비등한 아름다운 산맥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수자원의 보고인 카마(Kama).. 더보기
툰드라의 딸들 - 대륙의 끝을 디디다 툰드라의 딸들 - 대륙의 끝을 디디다 글․박정곤 결자해지(結者解之)라 했던가. 언제나 우리네 일상이 그러하듯 시작한 자는 그 끝을 반드시 매듭지어야 하리라. 지난겨울 북방의 땅 끝, 야말(Yamal)에 첫발을 내디딘 필자에게 북극 한계선(Arctic circle)은 이제야 유쾌한 여정을 열어주었다. 이제 이곳은 더 이상 낯선 곳도 아니며 두려움의 대상도 아니다. 다만 계절의 지나감을 담아내고자 했던 최초의 다짐들이 드디어 결실로 다가오고 있음에 어느 정도의 숙연함만 뇌리에 담겨있을 따름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진정 조금만 더 내달리면 이 길고도 먼 기행도 그 정점에 다다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오늘도 쉼 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창조주가 대지를 만들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탄생한 대지가 지구의 여섯 대륙.. 더보기